| 내 용 |
호시탐탐(虎視耽眈)'.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보 듯, 방심하지
않고 정세를 관망한다는 의미다. 기축년 새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
개 자욱한 부동산시장에서 '눈을 부릅뜨고 좋은 때(好時)를 노려볼 만한 '먹
잇감'은 어떤 것이 있을까?
국내외 거시경제 여건상 부동산시장이 단기간에 회복세를 보이긴 힘들겠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이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공공투자, 금리 인하에 나선 점은
중요한 변수다. 국내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부문별(상품별)로 올해 부동산
투자 전망을 들어봤다.
대부분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혜택이 많은 재건축 매물이나 입지가 좋은 신
규 분양 등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꼽았다.
◆ 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점에서 매수 1순
위'로 몰표를 받았다. 규제완화 등 확실히 손에 잡히는 정책 수혜를 노려 보
라는 의견이 많았다.
각종 규제에 묶여 사업 진행도 못하고, 살기만 불편하던 '애물단지' 재건축
단지는 정부가 확실한 규제 완화책을 내놓을 경우 최대 수혜자로 변신할 수
있다.
3월께 재건축 단지에 대한 용적률이 최고 50%까지 상향 조정되면 재건축 사
업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의 용적률 제한이 심해 '재건축을 해도 남는 게 없다'며 사업을 미루
던 단지가 많았기 때문.
2007년 이후 도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가 줄었고, 2009년 하반기부터는 도심
권 입주 물량이 급감해 도심지역 재개발ㆍ재건축 단지가 입지나 수요 면에서
앞선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개포ㆍ대치ㆍ송파ㆍ강동 지역 재건축 단지와 한남
왕십리 등 인기를 끌었던 강북 일부 뉴타운 등이 기반시설이나 도심 접근성
면에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도 "교통과 학군이 잘 갖춰진 지역인 가락시영, 잠실주공5단지, 고덕
주공아파트 등이 핵심 단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규 분양은 판교 광교 등 인기 신도시 지역이라도 단기 수익률을 내기는 어
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매제한 기간이 줄고, 대출 규제가 풀렸지만 분양가
이상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때 로또로 불
릴 만큼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판교에서조차 주변 시세 하락으로 분양시 써냈
던 채권액을 보전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김신조 대표는 "입주 시점에 분양가와 아파트값이 차이가 없으면 청약하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공급을 꺼려 1월 분양 예정 물량이 전국에서 3000여 가구
에 못 미칠 만큼 물량이 감소한 데다 실수요가 많은 소형 주택 공급은 더욱
적다는 면에서 인기 지역 소형에 한해 청약경쟁률이 다소 올라갈 수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미분양 주택은 향
후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계약금만 가지고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내봤다.
◆ 토지
토지는 '개발 호재가 확실한 곳'에만 햇빛이 비출 예정이다. 정부가 올해 전
국 곳곳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가격 급등 가능성이 낮은 지역의 토지거래
허가제를 완화하기로 예고한 만큼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경기도가 수도권 공
장 신ㆍ증설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 지역의 토지 활용도를 높이기로 한 점도
수도권 지역 토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김일수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도시지역보다는 비도시지역 농지나 임야가
지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PB부동산팀장
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수요가 급감했고, 부재지주 양도세 60% 중과 등 규제
사항이 많아 실수요자가 사긴 어렵다"면서도 "규제가 완화되는 수도권 지역
토지는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 상가ㆍ오피스텔
상업용 부동산시장 전망은 주택보다 어둡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
산은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김학권 대표는 "경기 침체로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임대시장
도 당분간 살아나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실제 오피스텔 전매제한이 완화돼 경쟁률은 높아도 실제 계약률은 청약률의
절반 이하로 낮은 현상이 청라지구 등에서 계속된다. 하지만 도심지역 오피
스텔은 다소 다른 양상을 띨 수 있다. 김신조 대표는 "소형 주택을 대체할
수 있는 도심지역 소형 오피스텔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봤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도 "임대료가 떨어지고
있지만 수도권 지역 소형 오피스텔은 공급 물량이 적고, 1~2인가구 증가 효
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강남대로, 테헤란로 주변,
여의도 일대, 한강로 주변 등 서울시내 역세권과 강남 오피스 지역, 대학가
주변이 유망지로 꼽혔다. 이 역시 안정적인 임대수익일 뿐, 단기 차익실현은
불투명하다.
2~3년 전부터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알려진 부동산펀드 및
리츠 시장은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 빌딩 등 실물자산을 편입하고,
펀드 만기시 청산해 배당을 받는 구조지만 최근 빌딩 매각이 쉽지 않은 데다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 금액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김학권 대표는 "
실물경기 호황 때 설정된 펀드가 많아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고준석 지점장은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임대와 투자수익률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활성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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